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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서호] 마을사무장이야기-두번째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08-07-23 03:18:35


     '갈매기'야 고맙다.
       모처럼 쉴 수 있게 해줘서!

 


                                조남호 회원 마을 사무장 이야기 ( 어쩌다 보니 두번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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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학교 40기를 함께 했던 조남호님. 귀농을 준비하며 마을 사무장으로 살아가고 계십니다. 
조남호 님이 계신 곳은 도농교류와 연수원 관리 일들이 많은 마을입니다.
지난 달에도 동기 게시판에 올리신 글이 좋아 웹진에 올렸었는데, 이번에 올리신 글도 생각을 많이 주기에 웹진에 싣습니다. 푸근하면서도 생각이 많아지면서도 그런 글입니다. 그리하여 어쩌다 보니 두번째 사무장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요즘은 여름휴가 문의로 하루에도 30통이 넘는 전화를 받으신다는 조남호님. 태풍 갈매기 덕분에 잠시 짬이 나 올리신 글입니다.
그래도 밝은 목소리! 힘들어도 기운나게 하는 보물이 있는 모양입니다.
40기 게시판에 올라온 조남호 님 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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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귀농3개월.

하루를 길게 써서 그런지(해 뜨면 일어나니까~)

세월의 시계도 무척이나 느려진 기분입니다.

체감 세월은 1년도 더 지난 것처럼 느껴지니 말입니다.

 

이제 마을분들의 안면은 모두 익혔고

이름도 어느정도 외웠는데

XX아빠, OO엄마, XX할머니라고 부르는 호칭이 아직도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도시에 나가 사는 생면부지의 자식 이름까지 외우기엔 아직 내공이 부족한 탓이겠지요.

 

마을사무장의 업무가 어디까지인지?

애초에 생각과는 너무 멀리와 있는 느낌입니다.

아무리 잘 하려해도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는 구조적 모순 속에 오늘도 나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답니다.

이 동네 사는 주민들 + 등산객 + 관광객 + 피서객 까지 모두 자연을 망치려고 오는 사람들 속에서 홀로 자연생태마을인 이 마을을 지키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상상되시나요?

매일 쓸고 줍고 닦고해도 늘어만 가는 쓰레기들~~

아무 곳이나 획 던져 버리는 담배 꽁초와의 치열한 싸움~~

적당히 자라나는 들풀들이 내 눈엔 정겹고 자연스럽고 좋기만한데

여기분들에겐 [사무장의 게으름]으로 비춰져 '쯧즈'하며 혀를 찬답니다.

이제 이곳 사무장의 평균 재임기간(3개월)은 채웠으니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집니다.


 


사무실 바로 옆 계곡 자연수영장입니다.


소독약도 정수도 필요없지요.


 

이 마을은 요즘 오이, 주끼니호박, 감자, 옥수수가 넘쳐납니다.

농산물 가격 및 유통에 대해 실제로 보고 경험하니 시골이 왜 점점 비워져가는지 통감(?)하게 됩니다.

우리 동기분들은 이미 잘 아는 얘기이겠지만,

농산물의 가격은 파는 사람이 결정하는게 아니라

가락동 농수산물의 경매가격에의 해 결정되는 역구조(?)로 되어 있는 유일한 상품이라는 사실.

 

요즘 주끼니 호박 1상자(20Kg) 3000, 오이 50(특상품) 6000원정도합니다.

그나마 가격을 많이 회복해서 그렇습니다.

몇 집은 이미 홧김에 다 갈아 엎었고, 또 여러집이 출하를 하지 않고 밭에다 버린 결과 가격이 조금 오른 것이지요.

오이 특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9개는 버리고 1개정도만 포장에 들어간다고 보면되지요.

근데 왜 9개를 버리냐구요?

힘들게 포장해서 보내봐야 오히려 손해보기 때문이지요.

작년에 우리 귀농학교40기 메아리 작목반에서 '소비자 직거래를 통한 수입증대 방안'을 많이 토의했었는데

이곳에 와보니 이곳에서는 모두다 공염불(?)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오이 20Kg(50)를 예로 들어보지요.

택배로 소비자에게 직접보낸다고 가정하고,

택배비 - 7천원

택배보내러 가는 기름값 - 1만원(택배양이 많으면 줄어들 수 있지만)

포장비 - 2천원

오이희망판매가 - 2만원(한 개에 400)

 

-à 자 그럼 39천원에 여러분이라면 사시겠습니까?


그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만약에 유기농으로 재배를했다면

소배자가 받아볼 시점인 2일후에는 시들시들해져서
"
뭐 이런걸 보냈나?"

이렇게 된다는 거지요.

 

저는 이곳에 와서 제가 직접 기른 것외에는 거의 먹지않게 되었습니다.

집주위 밭에 나가면 밭에서 썩어나가도 말이지요.

그 이유는,

출하 하루 전날 대량의 농약을 살포하더군요.

경락가격이 오르면 오를수록 비례해서 농약 살포양은 늘어납니다.

좋은 등급을 받기위해서 농민들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요.

건너마을 특상품만 출하한다는 농가를 방문해보니,

그 넓은 밭에 벌레 한마리 보기 힘들더군요.

[벌레가 못먹는걸 사람이 먹고 있는거지요]

 

지금 제가 틈틈이 가꾸고 있는 작은밭에도

오이, 호박, 고추, 옥수수, 토마토, 참외 등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습니다.

거름 한 번 안주고 그냥 방치해서 키우는데도

기특하게도 상품가치 전혀 없지만 맛은 동네 어느 집보다도 좋은 오이를, 호박을, 고추를

매일 선물해주어 이 게으른 주인을 기쁘게 해주고 있답니다.

 

태풍 "갈매기"가 올라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주변이 빗소리로 시끌시끌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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